Forensic Photography - 제대로 된 사진찍기?

    범죄현장 혹은 시체의 사진을 어떻게 찍을까에 대한 문제는 생각만큼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다. 많은 법의학 (혹은 법과학) 교과서에서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긴 하지만, 의외로 읽을 가치도 없을 만큼 쓸데없는 얘기만을 나열하고 있는게 대부분이다. 특히 'SLR 카메라가 좋고, 단렌즈 혹은 표준줌렌즈를 사용한다' 같은 자다가 봉창뜯는 소리라던가  혹은 '마미야 같은 중형카메라나 니콘 F 시리즈 같은 SLR카메라가 주로 쓰인다'같은 시대착오적인 언급이 되어있는 책들이 '최근에도' 나와 있는 것을 보면, 대부분의 법의학자/범죄학자들이 상당히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현실에서 교과서가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반대로 최근의 사진기술이 너무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분야와 비교하면 그건 아닌 것 같다.) 

    물론, 법의학교과서에 기초적인 카메라 조작법, 구도 잡는 방법, 적정노출을 구하는 방법, 스트로보 활용법 같은 게 나올 필요는 없을 것이겠지만, 의외로 드라마들에서는 그 정도의 수준이 아닌 아주 기본적인 것조차 무시되는 일이 흔한 것 같다. 이 포스트에서는 그런 아주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서만 생각해보기로 하자. CSI에서 사용하는 카메라는 (일견 보기엔) 괜찮아 보이고 사진찍는 모습은 적잖게 그럴싸하긴 하지만, 과연 제대로 찍고 있는지 현장부터 가볼까?

    CSI를 살펴보기 앞서 비교적 모범적인 현장사진찍기의 예를 보여주고 시작해보자. 본 콜렉터(Bone collector)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다. 여경찰관(이런 류의 영화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안젤리나 졸리'다)의 손에 들여져 있는 것은 1회용카메라이며 그 자세도 무척 엉성해보인다. 어두운 배경에서 저런 불안한 자세로 일회용카메라의 내장 스트로보를 이용해서 찍은 발자국 사진이 제대로 나올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다. (왜 그런지는 실제로 찍어보면 안다. 뒤에 간단히 설명해보겠다.) 하지만, 이 사진은 적어도 기본은 지킨 사진이라는 것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건 일부 몰지각한 사진작가들의 '모델이 착하면 좋은 사진이다'라던가 '미녀사진사는 발로 찍어도 작품을 만든다'라는 농담섞인 진담에 근거한 것도 없진 않지만 말이다.

    사실 누군가의 사진을 평가하는 일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사진기술이 발달하고 대부분의 아마추어 사진사들이 상당히 고 난이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수준 높은 사진이라던가 예술사진이라던가 잘찍은 인물사진이라는 말 자체가 직업 작가의 전유물이 되던 시대는 지난지 오래다. 별다른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적절한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전문사진가'라는 말은 그저 사진을 업으로 삼아서 '돈벌이'를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그래서 '잘 찍은 사진'이라는 말의 정의는 상당히 모호할 수 있지만, 적어도 기본을 지킨 사진인지 아닌지 얘기하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럼 그 기본이라는 건 뭘까? 현장사진이나 부검사진이 시체애호가(necrophilic)들을 위한 예술사진이 아닌 다음에야 가장 중요한 목적은 현장이나 시체에서 얻을 수 있는 시각적 정보의 보존 및 전달(더 법률적이고 아름다운 말도 있겠지만 간단히 설명하자면)일 것이다. 현장이나 시체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변형되지 않은 형태로 담으면서도 그것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제대로 된 사진일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렇지 못한 사진이 있을까? 의외의 답일지는 모르나, 상당수가 그렇다. 특히 CSI에 나온 많은 사진을 말하자면 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by 산채비 | 2006/10/25 01:45 | Cine Forensi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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