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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에 있던 '푸코의 진자'의 번역 수정입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거의 안들어가다보니 이부분에 대한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거의 까먹고 지냈습니다. 그래서 이왕 시작한 거 대략 고치기라도 해보려고 그냥 여기에 다시 싣습니다.
솔직히 케테르(Keter)는 역자가 밝힌 바대로 푸코란 자가 상당히 어렵게 글을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내용이 어려운 것과 ‘번역이 잘못되어 어려운 것’, 그리고 ‘몇몇 단어를 알기 위해 국어사전을 뒤져야 하는 일 때문에 어려운 것’은 구분되어야 한다. 물론 은비학 전반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오는 이상한 번역에 대해서는 약간 눈을 감고자 한다. #1. 보라. 영원한 조하르[光輝]는…… 태초의 광휘는…… (p.15) -> 보라. 영원한 광휘(Zohar)는…… 태초의 광휘는…… l 조하르 (Zohar)의 표기 영문본에서 이 부분은 모두 히브리어(?)로 되어 있으며, 실제로는 해석하라고 표기해놓은 것은 아닌 듯하다. 억지로 이를 모두 해석한 역자에게 경의를 표하며, 조하르라는 말은 두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1. 유대교 신비주의 카발라의 근본 경전으로 모세드 레온의 ‘Sefer ha-Zohar’를 의미한다. 2. 광휘. 이 단어의 자세한 뜻은 뒤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하여간 번역문 전반을 해석할 때는 경전의 의미로 쓰일 때만 조하르라고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외엔 모두 광휘로 하면 되겠다 #2. 교회천장에 고정된, 긴 철선에 매달린 구체(球體)는 엄정한 등시성(等時性)의 위엄을 보이며 앞뒤로 흔들리고 있었다. (p. 15) è 위엄있게 같은 주기로 l 영문본에서는 with isochronal majesty로 되어 있으며, 물론 isochronal라는 말 자체가 주기운동에서 각 주기가 일정하다는 의미의 ‘등시성’을 말하지만, 본문에서는 ‘엄정한~ 위엄’이라는 redundancy를 보이며 과연 그 의미를 쉽게 알 수 없는 ‘등시성’이라는 표현을 써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3. 나는 그 떄 진자가 흔들리는 주기는 철선 길이의 제곱근과 원주율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원주율이라는 것은 인간의 지력(知力)이 미치지 않는 무리수(無理數)임에도 불구하고 그 고도의 합리성이 구체가 그려낼 수 있는 원주(圓周)의 지름을 하나로 아우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4. (하기야, 그 고요한 호흡의 비밀을 접하고도 그것을 모를 사람이 있으랴). (p. 16) è 나는- 물론 그 평온한 호흡의 마술에서 누구든 느낄 수 있었겠지만- 진자의 주기는 선의 길이의 제곱근과 원주율(인간에게는 무리수이지만 고도의 합리성을 통해 모든 원의 원주와 직경을 관련짓고 있다)에 의해 정해진다는 것을 알았다. l #3. 영문본에서는 however, irrational to sublunar minds 로 되어 있으며, 이는 ‘현세의 사람들’에게 ‘비합리적’ 혹은 ‘무리수(irrational number)’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irrational하지만 실제로는 highly rational하게 원주와 직경을 관련짓고(bind) 있다는 약간의 언어유희다. #4. magic of the serene breathing으로 이는 진자운동을 말하는데, serene은 고요하다는 의미보다는 평온하다는 의미쪽이라고 생각해야 할 듯하고, 그 어디에서도 비밀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두 가지 번역오류를 수정하고 나니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말인데도 불구 얼마나 역자가 어렵게 썼는가를 알 수 있지 않은가? 덧붙이면 관련된 두 단어는 가능하면 비슷하게 써서 ‘둘레와 지름’ 혹은 ‘원주와 직경’이라는 식으로 쓰는 것이 적절하다. #5. 그러니까 구체가 양극간을 오가는 시간은, 구체를 매달고 있는 지점(支點)의 단원성(單元性), 평면의 차원이 지니는 이원성(二元性), 원주율이 지니는 삼원성(三元性), 제곱근이 은비(隱秘)하고 있느 사원성(四元性), 원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완벽한 다원성(多元性) 등속의, 척도 가운데서도 가장 비시간적인 척도 사이의 은밀한 음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었다. (p.16) -> 그러므로, 구체가 한쪽 끝에서 한쪽 끝까지 가는 시간은 다음과 같은 영원한 수치들의 은밀한 음모에 의해서 정해지는 것이다. 구체의 현수점은 하나이고, 면의 차원은 둘이며, 원주율의 처음은 셋이요, 제곱근의 비밀인 넷이며, 숫자로 나타낼 수 없는 원의 완벽함이 그것이다. l 역자의 ‘진자운동에 대한 몰이해’와 ‘되는대로 해석하기’가 낳은 잘못된 번역이다. 일단 진자운동의 두 부분은 양극이 아니라 ‘한쪽 끝에서 한쪽 끝으로’ 혹은 ‘양단’이라고 써야 하겠다. 이 부분을 풀어서 말하면 구체의 현수점은 하나이고 운동하는 면은 2차원이며 원주율의 첫 숫자는 3으로 시작되며, 4를 의미하는 quadratic이 제곱근(square root)의 고어라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원의 수치로 나타낼 수 없는 완벽성에 대한 얘기라는 것이다. 물론 번역이 힘들긴 했겠지만, 이렇게 마구잡이로 글을 옮기면 나 같은 사람조차 뭔소리인지 모를 지경이 된다. 그리고 척도라는 말보다는 수치라는 말이 더 적절하겠다.
è 나는 바닥 밑 중심에 있는 자석장치에서 구체의 중심에 숨겨져 있는 실린더를 움직이도록 하므로써 동작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l 대략 같은 뜻이나, 말이 상당히 복잡하고, 기본적으로 ‘알아내었다’는 아닌 것으로 보이며 이미 알고 있다는 내용처럼 느껴진다. #7. 그러니까 이 장치는 진자의 법칙, 즉 진자의 법칙을 깨뜨리기는커녕, 법칙 그 자체의 존재를 실증하고 있는 것이었다. 따라서 지점과의 마찰도 없고 공기저항도 없는 진공의 공간에, 무게도 없고 신축성도 없는 끈에 매달린 물건은 영원히 규칙적인 진동을 계속하는 것이다.
è 그러니까, 이 장치는 지점과의 마찰도 없고 공기 저항도 없는 진공의 공간에, 무게도 없고 신축성도 없는 끈에 매달린 물건은 영원히 규칙적인 진동을 계속하는 것이라는 진자의 법칙을 깨뜨리기는커녕, 법칙 자체의 존재를 실증하고 있는 것이다. * 왜 말이 안되는 상태로 계속 놔두고 있는지 도대체 알 수 없지만 하여간 뒷부분을 전치하므로서 상당히 말 같아졌다. 뭐 내용이 전혀 틀리지는 않다.
#8. 구체로 된 동추(銅錘)는 커다란 채색 유리를 통해 들어온 석양에 빛나면서, 흔들릴 때마다 그 빛을 되쏘았다. 동추가 되쏘는, 일렁이는 빛살은 창백했다. (p.17) è 거대한 스테인드 글라스 창을 통해 석양이 비쳤을 때, 구리 공은 창백하고 변화하는 반사광을 발했다. l 기본적으로 뜻은 일치하나, 아주 간결한 문장을 풀어 썼고, 그러다보니 뜻의 미묘한 차이가 생겼다. 역자의 문학적 재능의 잘못된 발로라고 치면 무난하게 넘어갈 수도있다. 채색 유리 = Stained glass로 대개 흔히 쓰이는 ‘외래어 그대로 쓰기’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면 이해를 돕기 위해 그렇게 쓰는 게 좋겠다. 아니면 말고. ^^ 만다라(曼茶羅)의 도상(圖像), 펜타쿨룸[五芒星], 별, 비교(秘敎)의 장미 l 대충 만다라 정도는 주석이 달려있지 않아도 알 수 있겠지만, 펜타쿨룸(pentaculum)을 단순히 오망성(五芒星)이라고 한자만 달랑 달아놓은 것은 독자의 이해를 저해하는 요소이다. 물론 영문=우리말: 라틴어=한자라는 공식대로 쓴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어쨌든 여하간 틀린 부분은 아니라서 번호를 붙이지는 않았다. 게다가 영문본에서는 ‘만다라나 펜타쿨룸의 외곽선, 별, 비교의 장미’라는 식으로 되어 있다. (오망성이란 불가사리 모양의 꼭지가 5개인 별의 모양이다.) ^^ 태즈매니아에서 그린란드까지 전갈자리[南回歸線]에서 게자리[北回歸線]까지,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서 스발바르제도까지…… l 이 역시 틀린 부분이 아니라, 이해를 돕기 위해 이게 무슨 소리인지 얘기를 해야겠다. 태즈매니아 (Tasmania)는 호주 남동부에 위치한 섬이며 그린란드는 주지하다시피 극북의 섬이다. 어느 민중가요의 가사처럼 ‘남에서 북까지’라는 표현 되겠다. 다음에 나오는 Capricorn (남회귀선)은 전갈자리가 아니라 염소자리이며, 그냥 잘난 척하지 말고 ‘남회귀선에서 북회귀선까지’라고 해야 함이 옳겠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은 캐나다 남동부에 있는 섬이며, 스발바르제도(Svalbards)는 북극권의 노르웨이령의 섬이다. 진자의 움직임이 나타내는 형태가 다양한 방향으로 바뀐다는 것을 표현한 말인데, 대충 어디인지 모르면 이해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주석을 달아야 할 정도의 내용은 아닌 것 같다. ^^ 사모아제도에서 노바야 제믈라[新天地]로 가는 여로에서…… 극북[極北]의 땅 아발론과 남방의 사막에 수수께끼로 잠든 에이어스 바위…… (p.18)
l 노바야 제믈라(Novaya Zemlya)는 역시 북극에 있는 러시아령의 섬이다. 물론 새로운 세계라는 뜻이긴 하지만, 저런 식으로 적어놓으면 그것이 고유명사가 아닌 양 느껴질 수 있겠다. 주석에 달린 것처럼 아발론(Avalon)은 전설 속에 나오긴 하나 실존하지 않는 섬이 아니라 영국의 글래스턴베리(Glastonbury)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에이어스 락(Ayers Rock)은 호주의 세계최대의 바위 산의 이름이다. 그랜드 캐넌처럼 고유명사로 써주는 것이 좋겠다. l 불행히도 이 부분엔 오역이 있다. 이 부분은 아래 #9에서 다루기로 하자. #9. 나는 그제서야, 거기에 그려지는 단 하나의 무늬가 극북[極北]의 땅 아발론과 남방의 사막에 수수께끼로 잠든 에이어스 바위를 하나로 아우른다는 것을 알았다. (p.18) è 그리고 나는 북풍 너머의 아발론과 에이어스 락의 비밀이 있는 남쪽 사막을 잇는 한 형태를 알게 되었다. l 물론 불행히도 역자가 ‘아우르다’라는 말을 너무도 좋아하는 탓에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가 되어버린 면도 있다. 아발론은 영국에 있는 지명으로 극북일 수 없다. 그리고 ‘에이어스 락의 수수께끼가 있는 사막’이라는 말을 너무 꼬다 보니 주종이 바뀐 문장이 되어 버렸다. 이 자세한 내용은 뒷 부분에서 다시 정리해보자. #10. 6월 23일 è 진자는 한쪽 끝에서 그 속도가 느려져서, 중심으로 느리게 다시 돌아간 후 속도가 다시 붙어서 이미 정해진 ‘보이지 않는 평행사변형’을 확실하게 따라 흔들렸다. l 이게 무슨 자동번역기 번역이란 말인가?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무슨 소린지 당최 이해를 할 수 없는 내용이 되어 버렸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역자의 자연과학적인 부분에 대한 몰이해가 낳은 요상한 산물이다. 기본적으로 보이지 않은 평행사변형(hidden parallelogram)이란 진자 운동에서의 중력과 장력이 합해져서 생긴 방향을 도식화 한 것이다. 초등학교 자연시간에 나오는 그림을 생각해보자. 그것을 따라 움직인다는 얘기를 글을 그대로 해석하다 보니 황당무계한 번역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lazily라는 말을 ‘게으르게’라고 해석하니 말이 상당히 웃기게 되어 버린다. Lazily엔 천천히라는 뜻도 있다. 그게 그거지만. #11. 만일에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는 채 거기에서, 희미한 원호의 대극점을 응시하면서 허공 중에 대각선을 그리고 있는 저 새의 머리, 저 창 끝, 저 둔두형(鈍頭形) 투구, 진동면으로 평평한 타원을 그렸다가, 그 타원의 중심 주위를 위도의 정현(正弦)에 대하여 균등한 각도로 회전하면서 32시간에 완전한 1회전을 완료하고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그 진자만 바라보고 있었다면, 나는 틀림없이 환각에 사로잡히고 말았을 것이다. è 만약 내가 오랜 시간, 불완전한 원주(새의 머리, 창 끝, 무딘 투구처럼 보이는)의 반대쪽 대점을 허공에 그리고 있었다면, 나는 아마 진자의 진동면이 완전한 원형으로 되며, 32시간 만에 그 시작점에 그 위도의 사인(sine)값에 비례하는 속도로 그 중심 주위를 도는 타원을 그리며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환상에 빠질 것이다. l 역시 윗부분과 크게 다르지 않는 몰이해에서 나온 번역이고, 그 자체가 약간 어렵긴 하다. 기본적으로 새의 머리, 창 끝, 무딘 투구라는 것은 푸코의 진자가 만들어내는 원뿔 같은 모양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물리학 책을 뒤져야 하는데 가장 오역이 되었던 부분에 대한 것을 설명하자면 아래 정도의 공식을 보여주면 될 듯하다. 일반적으로 위도 λ도 지구의 자전 각속도를 ω0으로 하면 ω=ω0sinλ=15sinλ(도/시간) 이 된다. ^^ 궁륭천장 è 돔 l 솔직히 둘 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독자에게 Dome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저런 구닥다리 건축용어를 쓰는 것은 좋지 않다. 물론 틀린 것은 아니니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 성당 기사단 (聖堂 騎士團) è 성전 기사단 l 이 또한 둘 중에 어떤 것을 쓰던 상관은 없으나, 대개의 문헌에는 Templar를 성전 기사단으로 해석하고 있다. 물론 성전이라는 것이 때로 Crusade자체를 의미하기도 해서 한글로만 쓰면 이상하게 생각될 수 있겠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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