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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와는 그다지 관계없는 얘기이긴 하지만, 이 소설에 대한 많은 독자들의 평은 '뼈 하나로 사인을 밝혀내는 천재적인 법인류학자의 어쩌고저쩌고'가 많았다. 물론 독자들의 수준에서는 이런 평가가 이상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실제에서는 법인류학자가 '뼈 하나만으로 사인을 밝혀내는' 일은 거의 없으며, 정상적인 경우라면 법인류학자가 사인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대개 백골화된 시체에서 사인의 실마리가 될 소견이 '뼈에 남는 경우'는 아주 드물며, 설사 어떤 근거가 있더라도 그것이 '실제로 있었을지 모르는 다른 사인'을 배제할 수 있을 만한 것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네 주장에 따르자면 법인류학자가 별 필요없는 사람들인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그건 아닌 것이...... 부검 혹은 법인류학적 검사에서는 '사인' 말고도 알아낼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릴러 독자들에게는 이런 '중요한 일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은 더 얘기할 필요가 없겠지?
하지만, 독자들이 왜 이런 '비교적 적절치 않은' 느낌을 받게 되는 이유는 뭘까. 이번 포스트에서 다룰 내용은 그 이유를 상당히 명확하게 보여줄 것이다. 그건 캐시 라익스가 교과서 수준의 내용을 주저리주저리 적어놓은 것을 독자들이 마치 마법의 주문인 양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무슨 소리냐구? 한번 다시 책으로 돌아가볼까? ------------------------------------------------------------------------------------------------------------------- 3. 법인류학적 감정 (76페이지~) 라망슈가 어느 날 오후 늦게, 분석이 끝났는지 확인하려고 내 사무실에 왔다. " "위." 나는 "그녀는 최소한 세 번 구타당했어요. 첫번째가 여기예요." 나는 작고 얕은 함몰 부위를 가리켰다. 사격 연습장의 표적처럼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일련의 동심원이 펼쳐져 있었다. " 첫번째 타격은 나는 방사상 골절선의 중심점을 가리켰다. 골절 조각들을 서로 연결하는 데 긴 시간이 걸렸었다. 조각들의 가장자리를 따라 접착제의 흔적이 보였다. 라망슈는 귀 기울여 들으며, 공중에 굴이라도 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부지런히 "다음에 내리친 곳이 여기예요." 또 하나의 방사상 부위에서 방금 라망슈에게 보여준 골절선 쪽으로 뻗어 있는 선을 손가락으로 "이게 마지막 타격이에요. 나중에 생긴 골절은 그 이전의 골절 부위에서 멈추거든요. 새로 생긴 골절선이 이전의 골절선을 넘는 일은 없어요. 그래서 여기가 마지막으로 내리친 부위라 할 수 있어요." (주1) "위." "아마 약간 우측의 후방에서 쳤을 거에요." "위." 라망슈는 늘 이렇게 응수한다. '위'라고 말하는 것은, 흥미가 없기 때문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도 아니었다. 피에르 라망슈는 단 하나도 놓치는 법이 없다. 그에게 두 번의 설명이 필요했던 적이 아직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외력이 가해지면 라망슈가 내 이야기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았다. 괜찮은 듯했다. " 나는 "예를 들어, 여기에 외력이 가해지면 나는 "여기에 타격을 입으면 두개저(*12 머리뼈바닥)에 종골절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라망슈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케이스에서는 오른쪽 "세방이군." 라망슈가 말했다. "세방이에요." 나도 확인해주었다. "그게 사인이겠지?" 그는 내가 어떻게 대답할지 안다는 듯 말했다. "가능성은 있어요.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다른 사인을 시사하는 것은?" " "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아닐꺼에요. 위치가 맞지 않아요." "절단 방법이 매우 깨끗해요. 단순히 내리쳐서 손발을 절단한 건 아니에요. 관절 부분을 매우 솜씨 좋게 절단했어요. 가뉴 사건을 기억하시죠? 발렌시아 사건도?" 라망슈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보통 거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사람이지만, 셀로판의 버스럭거리는 소리에 반응하는 개마냥 고개를 왼쪽으로 갸웃했다가 오른쪽으로 갸웃거렸다. "가뉴의 시신이 실려온 게, 아마 2년 전이었을 거에요." 나는 보충설명을 했다. "모포에 싸여 포장 테이프에 친친 감겨져 있었어요. 두 다리는 톱으로 잘라 따로 싸놓았구요." 그 당시 나는 고대 이집트인을 연상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만들기 전에 내장을 꺼내 보존했다. 내장은 나중에 별도의 용기에 넣어 "아, 위. 그 사건 기억하지." "가뉴의 다리는 톱에 의해 무릎 밑에서 절단되었어요. 발렌시아도 동일해요. 팔다리가 관절의 몇 인치 위 또는 아래에서 절단되었죠." 발렌시아는 마약거래에 욕심을 냈다. 아이스하키 가방에 넣어져 실려왔다. "두 사건 모두 제일 끊어내기 쉬운 부위인 손발이 절달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에는 범인은 관절을 깨끗하게 절단했어요, 보세요." 라망슈에게 그림을 보여주었다. 표준 해부도를 사용하여 "머리는 제6경추에서 절단되었어요. 팔은 어깨관절에서, 다리는 나는 왼쪽 " 라망슈는 관절면의 주위를 에워싼 평행한 고랑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다리에도 있어요." 라망슈는 그는 그 뼈를 오랫동안 살펴보고 나서 테이블에 놓았다. "유일하게 패턴에서 벗어난 곳이 손이에요. 이 부위만 뼈를 내려쳐 절단했어요." 라망슈에게 "이상하군." "그래요." "어느 게 더 일반적일까? 이번 패턴과 그 밖의 패턴 중에서 말이야." "그 밖의 패턴 쪽이죠. 보통 "음,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그 질문에 대해 나도 충분히 생각해보았다." "모르겠어요" 우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 코르크 링은 머리뼈를 세워놓는 도넛 모양의 받침대를 말한다. 그래서 당연히 "꺼냈다"라든가 "집어넣었다"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겠다. >> 사실, 이 부분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은 이전의 포스트에 이미 올린 바 있는 '교과서적인 얘기'들이다. 머리뼈는 두개의 판으로 구성되어 있고 어쩌고 하는 것들이 기억나는가? 아주 오래된 포스트이긴 하지만 여기를 잠시 보고 다시 생각해보기로 할까? 솔직히 저 포스트는 '그저 책의 내용을 번역한 수준'의 질낮은 글일 뿐이다. 그리고 전혀 적절치도 않았다. 하지만, 캐시 라익스는 (저 당시의) 필자보다는 좀 똑똑했나 보다. 그래서 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베껴도(번역도 아니고), 사람들은 경탄해 마지 않는다. 신비한 일이다. 어쨌거나 그 내용은 그 쯤하기로 하자. >> "나중에 생긴 골절은 그 이전의 골절 부위에서 멈추거든요. 새로 생긴 골절선이 이전의 골절선을 넘는 일은 없어요. 그래서 여기가 마지막으로 내리친 부위라 할 수 있어요." 이 언급은 'Puppe의 법칙'이라는 고상한 이름도 있긴 하지만, 초등학생들도 대부분 알고 있을 만한 얘기 중에 하나로, '창문에 돌을 두개 던졌을 때 어떤 돌이 먼저 들어왔을까'라는 식의 퍼즐문제에도 자주 등장하는 얘기다. 물론 이렇게 간단한 얘기만은 아니긴 하지만, 여기서는 그정도 얘기하기로 하고....... ![]() ![]() >> "머리뼈의 구조때문에, 갑작스러운 충격을 받은 경우 그곳에서 생기는 힘은 특정경로를 통해 전해지죠. 뼈는 어느 정도 예측가능하게 주저앉거나 부러지죠." ---> 번역이 잘못된 건 그렇다고 치고. 이 부분도 역시 이전 포스트에서 얘기가 나오니 조금 읽어보길 바라고, 어쩌면 이 정도까지가 '일반인 수준에서는 머리뼈 골절에 대한 모든 것을 다 얘기하고 있다고 얘기해도 될 정도일 것이다. >> 이게 왜 다른 말이 되는가를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우리가 얘기하는 상처 또는 손상(흔히 ~상, ~창 으로 얘기하는 wound 혹은 injury)은 '뼈'의 얘기가 아닌 '물렁조직'의 이야기일 뿐이다. 물론 그런 손상에 골절이 동반되거나 뼈에 미세한 흔적을 남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뼈에 아무 흔적이 없다고 손상이 없다고 얘기하는 건 상당히 위험한 발언이 될 수 있다.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그런 위험한 혀놀림 없이도 충분히 훌륭한 법인류학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캐시라익스는 알고있는데 번역자는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 이 포스트에서는 해부학 용어는 그만 얘기하기로 하자. 어차피 또 다른 포스트에서 다시 다룰 얘기니까 말이다. 그럼 다음 포스트로 또 넘어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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