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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의 앞부분에서는 호텔 옥상에서 떨어지고도 멀쩡해 보이는 시체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이제 뒷부분에서는 그가 실제로 죽은 원인인 머리외상에 대해서 짧게 얘기를 이어가보기로 하자.
우선 앞부분에서 보여줬던 이 남자의 뒤통수에 대해서 다시 한번 보기로 하자. 유감스럽게도 이 에피소드에서는 머리덮개를 벗겨서 골절의 모양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저 저 머리덮개손상의 형태로 추정만 할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심한 머리뼈골절이 있더라도 머리덮개는 말짱할 수도 있겠지만, 추측컨데 이 에피소드를 찍을 당시엔 인체모형을 만들만한 자금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다. ![]() 그림 1.2.4 다시보는 그 황당한 뒤통수. 일단 머리뼈 골절에 대해서 설명하기에 앞서 간략한 머리뼈의 해부학에 대해 얘기해보면....... 머리뼈는 대표적인 편평골(flat bone)의 하나로, 성인의 머리뼈는 두 개의 평행한 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깥쪽 판이 안쪽보다 두 배 정도 두꺼우며 두 개의 판사이에는 해면골로 채워져 있는데 이를 판간층(Diploe)라고 한다. 사실 ‘Diploe’ 라는 용어는 뜻 자체는 두 개의 판을 의미한다. 하여간 이런 구조적인 특징은 머리뼈 골절의 기전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그림 1.2.5 머리뼈의 구조 [나이트의 법의병리학 제 3판 중에서] 머리뼈는 같은 사람에 있어서도 부분에 따라서 그 두께의 차이가 많이 나는데, 바위관자뼈(petrous temporal), 나비뼈의 큰날개(greater wing of sphenoid), 정중융기 (sagittal ridge), 뒤통수돌기, 미간(glabella)등의 튼튼한 지지부분에 머리뼈의 얇은 판들이 지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얇은 부분은 마루관자뼈(parietotemporal), 가쪽 이마뼈(lateral frontal), 가쪽 뒤통수뼈(lateral occipital)이다. 해부학 용어가 낯설게 느껴진다면 그냥 두꺼운 부분과 얇은 부분이 있다고만 생각하자. 보통 이마뼈나 마루뼈의 두께는 젋은 남자에 있어 6-10 mm 정도이다. 가장 얇은 부분인 관자뼈는 4mm 밖에 안되는 반면, 뒤통수뼈의 가운데는 15mm이상도 될 수 있다. 머리뼈골절 자체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듯)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대개 생명을 잃게 하는 것은 머리 속 내용물에 대한 충격이다. 그러나 한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머리뼈 골절 자체가 상당한 강도의 외력이 머리에 가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대개 머리속 내용물에 별다른 영향이 없이- 혹은 약간의 손상만을 남기고 골절이 생기는 일은 그다지 흔하지 않기 때문에 머리뼈 골절의 임상적 의미는 대개 치명적일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많은 예외는 존재한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트에서 다루기로 하자. 머리뼈골절은 그 형태가 상당히 다양한데, 이것은 앞서 설명한 머리뼈 자체의 특수한 형태와 그에 따른 외력에 대한 반응이 다른 골격 부위와 상이하기 때문이다. 스트럭 훕 아날로지(struck hoop analogy) 라는, 뭐 대충 말하자면 후프 같은 것을 때리면 나타나는 현상 비슷한 거 정도 되는 말이 있다. 이것이 머리뼈골절을 설명할 때 자주 나오는 말인데, 다음의 그림을 또 보자. ![]() 그림 1.2.6 스트럭 훕 아날로지(struck hoop analogy)[나이트의 법의병리학 제 3판 중에서]. 머리뼈 바깥쪽에 부분적으로 외력이 가해지면 다음과 같은 형태의 힘이 주어지게 된다. 이 그림은 원래 볼록하게 생긴 머리뼈의 한 정점을 타격했을 때, 그 부분이 함몰되면서 골절이 생기는 기전을 나타낸다. 머리뼈의 구조상, 수직으로 누르는 힘(큰 화살표) 자체에는 잘 견뎌서 탄성한계내에서는 약간의 변형만 생길 뿐이지만 어느정도 더 강한 힘이 주어지게 되면 바깥쪽 판과 안쪽 판에 공히 장력(tension force)이 생기게 되고, 장력에 의해 타격점은 안쪽판 쪽에서 골절이 일어나게 되고, 주변부 변형점(함몰이 시작되는 부위)에서는 바깥쪽판 쪽으로 골절이 일어나게 된다. 실제로 머리를 때리는 타격은 한 지점을 가격하는 공격이기 보다는 둔기에 의한 손상이 더 많은데, 위에서 본 그림처럼 특정 타격점을 확인하기는 힘들긴 하지만, 비슷한 기전으로 탄성한계를 넘어가면 골절이 일어나게 된다. 이런 형태의 골절은 타격점에서 떨어져서 생기기도 하는데, 골절에 취약한 얇은 부분을 따라서 생기기도 하고 타격점과 엉뚱한 곳에 생기기도 한다. 일정부분을 가격하면 다른 특정위치에 골절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어 관자뼈 위쪽이나 마루관자뼈를 때리면 균열골절이 관자뼈를 통과해서 비스듬히 아래쪽으로 생기게 된다. 더 강하게 때리면 다른 골절선이 반대쪽으로 머리뼈천장을 지나서 주행하게 된다. 머리 가쪽이나 위쪽에서의 심한 가격은 머리뼈 바닥을 주행하는 머리뼈골절을 일으키는데, 머리뼈바닥에는 상당히 많은 구조물들이 존재하며, 심한 손상이 가해지면 머리뼈 바닥이 둘로 나뉘는 일이 생긴다. 이런 것을 경첩골절(hinge fracture)라고 한다. 이런 골절은 타격점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충격에 의한 변형의 보상기전으로 타격점의 반대편이나 조금 떨어진 부분에서 시작하게 된다. 이마뼈에 가격을 당하면, 선골절이 생기는 방향은 이마 바로 아래쪽으로 내려와서 눈확(orbit)의 가장자리로 돌아가서 앞머리오목(anterior fossa)의 바닥을 통과해서 밑으로 내려간다. 뒤통수가 가격을 당하거나 그쪽으로 넘어지면, 골절의 방향은 역시 수직으로 혹은 비스듬하게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뒷머리오목(posterior fossa)의 가운데를 지나서 큰구멍(foramen magna)에 이르게 된다. 덧붙여, 반대쪽충격(contrecoup - 머리 한쪽을 때리면 반대쪽에 손상을 입는 기전을 말한다.)적인 요소가 작용하여 앞쪽 오목의 눈확판의 골절을 생성하기도 한다. 심한 국소적인 충격은 국소적 혹은 전반적인 변형을 초래해서, 함몰골절과 방사형골절이 합쳐진 형태를 보이는데, 이를 ‘거미줄 골절 (spider’s-web fracture)’라고 한다(아래그림 참조). 국소충격이 심할 때, 함몰골절이 망치머리 같은 흉기의 모양을 닮는 경우가 있다. 모양이 그대로 새겨지기 보다는 그 일부분의 형태가 남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어 둥근 망치머리로 가격했을 때, 가격방향이 예각이면 형태는 반원형 혹은 호만이 남을 수 있고, 그 반대쪽은 불규칙하게 깨질 수 있다. (의외로 완전한 모양을 보존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하지만, 형태로 흉기의 모양을 추정하는 것 이상으로 흉기의 경도나 구성물질까지도 추정할 수 있는 경우도 역시 있을 수 있다.) 가장 깊게 함몰된 부분이 흉기가 가장 처음 닿은 부분이며, 그곳에 가장자리의 ‘단(terracing)’이 있을 수 있다. ![]() 그림 1.2.7 머리뼈바닥골절(경첩골절, 원형골절) [나이트의 법의병리학 제 3판] 1. 선골절 (Linear fracture) 직선 형태, 혹은 곡선 형태로, 선이 때로는 상당히 길게도 생성되며, 머리뼈의 바깥쪽 판과 안쪽 판, 혹은 모두에 생길 수 있다. 머리뼈의 어느 곳에서나 생길 수 있으나 많은 경우는 비교적 약하고 지지 받지 못하는 판에 생긴다. 관자판, 이마판, 마루판, 뒤통수판에 하나 혹은 여러 개의 골절이 생길 수 있다. 이들은 눈확위 융기를 지나거나 머리뼈 바닥를 가로질러, 큰구멍을 향해 밑으로 내려간다. 가장 흔한 머리뼈 선골절은 가운데오목(middle fossa)를 지나서 바위관자뼈와 나비뼈의 큰날개를 따라 뇌하수체 오목에 이르게 된다. 머리뼈의 가쪽에 심한 가격를 당하면 이런 선골절이 가운데오목을 관통하여, 머리뼈바닥을 반쪽내는데, 이를 때로 ‘오토바이 골절(motorcyclist’s fracture)’이라고 한다. 수평적으로 선골절이 생기기도 하는데, 측두부나 후두부에 생기고 전두부에 생기는 경우는 적다.아동이나 젊은 성인에서, 선골절이 봉합선(suture line)을 지나 봉합선 자체를 뜯어버리거나(뼈짜임열림- diastasis) 뼈 사이의 약한 부위를 터트릴 수 있다. 이건 대개 마루뼈 사이의 정중봉합선에 흔하나, 이마뼈의 봉합선에도 생길 수 있다. 영아나 소아의 ‘소아학대 증후군’에서 골절이 정중봉합선을 지나 반대쪽 판에도 갈 수 있는데, 이는 대개 머리꼭대기를 맞았거나 그쪽으로 떨어졌을 때 생긴다. ![]() 그림 1.2.8 선골절 [나이트의 법의병리학 제 3판] 2. 원형골절 (Ring fracture) 이는 대개 큰구멍 주위의 뒤쪽 오목에 생기며, 높은 곳에서 발쪽으로 추락할 때 생긴다. 떨어질 때의 충격이 다리, 골반, 척추의 골절에 의해 흡수되지 못했을 때, 목뼈에 충격이 가고 그로 인해 큰구멍의 주변에 골절이 생기게 된다. 3. 연못골절 (Pond fracture = 만입골절) 영아의 탄력성이 높은 머리뼈는 압력에 의해 뚜렷한 골절보다는 약간 오목하게 찌그러지는 모습을 보인다. 4. 모자익 혹은 거미줄골절 이미 앞에 설명한바 있고, 무시무시한 형태에 비해 실제 눌린 정도는 경미한 경우가 많다. ![]() 그림 1.2.9 거미줄골절 [나이트의 법의병리학 제 3판에서] 5. 함몰골절 (Depressed fracture) 바깥쪽 판의 국소적인 충격은 판간층에 의해 흡수되지 못하면, 안쪽 판이 머리뼈안으로 밀려들어와서 머리뼈안 내용물을 위협할 수 있다. 심지어는 무거운 칼이나 도끼 같은 예기조차도 바깥쪽으로는 깔끔한 상처를 남기지만, 안쪽 판쪽으로는 골편이 구부러지고 조각나게 된다. 도끼나 검 같은 무거운 예기에 의한 특징적인 손상이 있는데, 처음 타격이 머리뼈를 얇게 때렸을 때, 뼈를 노출시키면서 노출면이 마치 상아처럼 윤기가 날 수 있다. 타격 후에 흉기가 제거되었을 때 그 각도가 처음 타격과는 다를 수 있는데, 이때 한쪽면이 부드러운 반면 한쪽면은 거친 절개면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것들은 전쟁이나 학살현장에서 발굴된 역사적, 고고학적 유물에서 자주 발견된다. ![]() 그림 1.2.10 함몰골절 [나이트의 법의병리학 제 3판] 장황하게 머리뼈 골절에 대해서 나이트의 법의병리학 내용을 중심으로 주절거렸지만, 여기서 다룰 법의학적 문제는 실제로 어느 정도의 외력에서 어떤 손상이 생기느냐 이다. 어차피 골절의 형태도 알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참고 삼아 교과서 내용을 더 얘기해본다면..... 어느 정도의 강도로 가격을 해야 머리뼈 골절이 생길 수 있을까에 대한 대답은 “의외로” 객관적인 수치이다. 이건 다른 손상에서 가격의 강도를 고작 넓은 범위에서 추정하는 것에 비해 상당히 임상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성인 머리뼈의 인장강도(tensile strength)는 100-150 psi이고 압축강도는 500-31000 psi로 다양하다. 대개 골절을 일으키는 기전이 주로 장력에 의한 것이므로 선골절을 일으키는 힘은 상당히 낮아서 살짝 머리를 부딪히고도 생길수 있다. 73 N이라는 아주 작은 힘으로도 가능한데, 벽으로 뛰어서 머리를 부딪히면 무려 1020 N 정도의 강도가 생기게 된다. 선 자세로 뛰어 내리면 적어도 873 N 이상의 힘이 작용하여 쉽게 골절이 생길 수있다. 100g 정도 되는 골프공이나 작은 돌로 중간 정도의 힘을 주어 비교적 얇은 관자뼈를 맞추면, 선골절이 생길 수있다. 성인의 머리의 무게는 대충 3 - 6kg 정도 된다. 그래서 이것이 1미터 높이에서 떨어져서 이마를 부딪치면, 이 강도는 510 N 정도의 강도가 되고, 이 강도는 한 개 혹은 두개의 선골절, 혹은 거미줄 골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선골절 하나 생기게 하는 힘과 복잡 골절이 생기게 하는 힘의 차이는 그다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머리카락이나 머리덮개, 머리뼈의 두께, 충격방향 등의 요소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 차이 혹은 여러가지 이유로 실제적으로 골절이 일어나는 강도 자체는 약간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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